
천경자(천옥자,1924-2015) 장미와여인 1981
화가 천경자는가까이 갈 수도 없고 멀리 갈 수도 없고매일 만나다시피했던 명동시절이나이십년 넘게 만나지 못하는 지금이나거리는 멀어지지도가까와지지도 않았다대담한 의상 걸친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허기도 탐욕도 아닌 원색을 느낀다어딘지 나른해 뵈지만 분명하지 않을 때는 없었고그의 언어를 시적이라 한다면 속된 표현 아찔하게 감각적이다마음만큼 행동하는 그는들쑥날쑥 매끄러운 사람들 속에서세월의 찬 바람을 더욱 배웠을 것이다꿈은 화폭에 있고시름은 담배에 있고용기있는 자유주의자정직한 생애그러나그는 좀 고약한 예술가다
- 박경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