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한장
신달자(1943~) '불행' 전문
바다02874765
2020. 2. 21. 22:17
행복은 우리를 게으르게, 교만하게, 어리석게 하지만 불행은 지혜의 태반이라지. 손등과 손바닥, 빛과 그늘, 안과 밖의 관계로 불행도 신(神)의 선물.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도 있어 지혜의 태반일 수밖에. 그래서 신은 선물을 주실 때는 반드시 불행으로 포장해 주신다지. 불행을 붙안고 갈고 다듬으면 축복의 대들보와 기둥이 된다고 나직이, 그러나 힘줘 일러주는 구나. 서산대사께서도 '경험이 천재보다 낫다' 했다지. 천(千)의 몸, 만(萬)의 얼굴을 가진 시(詩)의 오묘함이여-. 스스로 반문하고 대답하고 고발하고 싸움하는 불행을 자초하는 시인들마다, 주옥 같은 시편을 빚어내는 까닭이여, 어렴풋이 선명하게 눈떠지는 이치여-. - 유안진 시인 - |